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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독스 이솝우화

23. 늑대와 어린 양

DS2WGV 2005.12.25 15:30
출처 : 로버트 짐러, 김정우 옮김, 파라독스 이솝우화, 정신세계사, 1991.


23. 늑대와 어린 양


굶주린 늑대 한 마리가 시냇가에서 물을 마시고 있는 어린 양을 만났다. 바로 잡아먹자니 어쩐지 양심이 찔리는 느낌이 든 늑대는 어린 양을 잡아먹는 데 대해서 무언가 그럴듯한 명분을 꾸며 내려고 했다.

그래서 늑대는 어린 것이 맑은 시냇물을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고 나무랐다. 그렇게 더러운 물을 자기가 어떻게 먹을 수 있겠느냐고 말이다. 그러자 어린 양은 자신의 결백을 좀 발칙하다 싶게 당당히 주장했다. "그렇지 않아요. 저는 지금 시냇물의 하류 쪽에 있고요, 물은 늑대 아저씨가 있는 쪽에서 제 쪽으로 흐르고 있어요. 그러니까 아저씨 쪽은 물이 깨끗하잖아요!"

"그건 그렇다 치고, 넌 임마, 돌아가신 분께 너무 무례했어. 작년에 사냥꾼의 총에 맞아서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넌 우리 아버지를 비웃었어."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얼른 도망을 쳐도 모자랄텐데 어린 양은 바보처럼 논쟁을 계속하는 것이었다. "아저씨는 계산도 못 하시나 봐. 그때는 제가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을 시절이에요." 마치 화가 났다는 듯한 어린 양의 항변이었다.

"너는 다른 양들과 함께 공동 풀밭을 뜯고 있어. 그러니까 우리가 가장 존중해 마지않는 사유재산권 제도를 전복하려는 공산주의자란 말이야." 이젠 진짜로 화가 난 늑대가 말했다.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는 반공연맹 회원이에요. 저도 크면 거기 가입할 거라구요." 어린 양이 자랑스럽게 쓸데없는 말을 주절거렸다.

"난 이제 더 이상은 자기만 잘났다는 위선자를 용납할 수 없어. 너같이 잘난 척하는 녀석들만 없다면 이 세상이 훨씬 살기 좋아진다, 임마." 늑대는 말을 마침과 동시에 어린 양을 덮쳐서 뼈 하나 남기지 않고 먹어 치웠다. 양심의 가책으로 인한 소화불량 같은 것은 없었다.

교훈 : 이유나 구실은 자신을 속이기 위해 남에게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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